한희정 그녀와 나

좋았지..

 

 

 

 

 

렬한 분노가, 세계를 침식하려고 하고 있다.
 현대 마법은, 거짓의 현상을 나타내는 정보체를 짜올리고 투사하는 것으로 세계를 개변한다.
 조직화되어 있지 않는 의사가 마법으로서 발동하는 일은 있을 수 없을 터다.
 그런데도, 날뛰는 감정이, 그 혼돈에 세계를 끌어들이려 하고 있다.
 상식을 일탈한 강한 간섭력.
 이대로는, 강당이 언제 얼음에 절여져 버릴지 모른다.
 마유미가, 핫토리가, 스즈네가, 그리고 아즈사가, 일제히 그 빙계의 여왕――미유키를 제지하려고 CAD에 손을 뻗었다.

 

 하지만, 생도회 임원끼리에 의한 마법 대전, 이라는 최악의 사태는, 다행스럽게도 직전에 회피되었다.

 

 어느 사이엔가 단상에 서있던 남학생의 등이, 소녀의 격정을 학생들의 시야에서 숨기고 있었다.
 소녀의 양어깨에 좌우에서 올려진 소년의 양손이, 세계를 바꿔칠하려 하고 있던 그녀의 힘을 감싸서 억눌러 버렸던 것처럼도 보였다.
 두 명이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는지, 혹은 말을 주고받지 않고 눈동자로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는지, 단상 아래에서는 알 수 없다.
 다만, 소년이 소녀로부터 손을 떼고 무대 아래에 돌아올 때까지, 1학년도 2학년도 3학년도, 전교생도의 시선은 서로 응시하는(?) 두 명에게 못박혀 있었다.


◇◆◇◆◇◆◇


 그 후에는, 홀린 것이 떨어진 것처럼, 회장은 완전한 질서를 되찾았다.
 야유를 퍼붓는 자도, 콘서트 기분의 성원을 보내는 자도 나타나지 않았다.
 연설회는 조용하게 예정을 소화하고, 학생들은 길들여진 양과 같이 줄지어 투표함에 표를 던졌다.
 투표 결과는, 생도회비로 고용한 제3자의 손에 의해 당일 개표를 해서 다음날 아침에 발표된다.
 그 결과는――

 

「축하해, 아―짱」
「나카죠, 축하한다」
「축하합니다, 나카죠씨」

 ――생도회실에서 오고간 축복의 소리를 들을 것도 없이, 아즈사가 생도회장에 당선되었다.

 이것으로 한건 해결――일, 터였지만.

「……시바씨. 그렇게 신경쓰지 않아도 좋다고 생각해요. 결국, 무효표니까요」
「아까웠구나, 타츠야군」

 남매는 나란히, 씁쓸한 얼굴로 집계표를 응시하고 있었다.
 투표수, 554표.
 그중 유효 투표수, 173표.
 득표수 내역……

「그렇지만, 이런 결과가 된다고는 ……」
「시바가 220표, 나카죠가 173표, 타츠야군이 161표인가……」
「……기다려 주세요.
 착각해서 제게 투표한 사람들이 여럿 있었던 것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만……」

 인정하고 싶지 않다, 고 언외에 외치면서, 미유키가 억누른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억누를 수 있었던 것은, 여기까지가 한도였다.

「왜 『여왕님』이나 『여왕 폐하』가 제 득표로 카운트되고 있는 건가요!?」
「투표 용지에 『미유키 여왕님』이라든지 『시바 미유키 여왕 폐하』라든지 쓰여 있으니까요……그 밖에 해석할 방법이 없습니다」

 미안한 듯한 목소리로 스즈네가 달래도, 미유키가 납득할 수 있을 리도 없었다.

「뭔가요, 그건!? 저는 변태적인 성벽의 소유자라고라도 생각되고 있는 건가요!?」
「……아니, 결코 그럴 작정은 없다고 생각해. 그 모습을 보고, 그럴 배짱이 있는 녀석이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고……」
「그럼, 『시바의 여왕(*1)』의 말장난이라는 셈입니까!」
「……시바씨, 침착해. 그야말로, 그런 재치있는 말장난을 그 장소에서 곧바로 생각해낼 수 있는 학생이, 이렇게 많이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아」
「투표 용지를 빌려 주세요!
 누가 썼는지, 밝혀 냅니다!」
「그런 엉뚱한……뭣보다, 도대체 어떻게」
「오라버니……」

 매달리는 듯한 시선과 함께, 드물게 반쯤 울면서 바짝 다가온 미유키를 앞에 두고는, 자신의 곤혹스러움은 일시 보류할 수 밖에 없다.

「무리한 말을 해선 안돼, 미유키.
 무기명 투표니까, 누가 표를 던졌는지 탐색하는 것은 룰 위반이야」

 퐁퐁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작은 아이를 대하듯이 타이른다.

「그렇습니다만……그치만……」

 본격적으로 흐느껴 울기 시작한 여동생을, 주체 못하지도 않고 타츠야는 상냥하게 끌어안았다.

「괜찮아.
 너는 여왕님 같은게 아니니까.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보이든, 나에게 있어서는, 너는 사랑스러운 공주님이야」
「오라버니……」

 울음소리가 서서히 사라지고, 동시에 초조함과 분노가 수습되는 것을 봐서, 이번에야말로 마법 전쟁(할마게돈)인가, 하고 몸을 사리던 일동은 후유 가슴을 쓸어내렸다.
 하지만 곧바로, 다른 의미로 가슴을 누르는 처지가 되었다.
 울음을 그쳐도, 미유키가 타츠야의 팔 안에서 떨어질 기색은 없다.
 오히려 머리를, 뺨을, 희희낙락하면서 오빠의 가슴에 부비고 있는 듯한 모양으로, 넘치는 달콤한 분위기에 일동은 가슴앓이를 느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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